
요즘 나는 온실가스 검증기관에서 인턴업무를 수행 중이다.
온실가스 검증이라는 단어가 아직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기후위기 대응에서 이 역할은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있지만, 실제로 '감축되었는지'를 증명하는 과정은 누가 어떻게 수행할까?
바로 그 역할을 맡는 것이, 내가 몸담고 있는 온실가스 검증기관이다.
0. 온실가스 검증에 대한 견해
온실가스 검증은 단순히 숫자를 확인하는 작업이 아니다.
그 안에는 수많은 데이터의 흐름과 배출량 계산 방법, 제도적 기준과 실제 현장의 간극이 얽혀있다.
이번 인턴십은 내게 단순한 실무 경험 이상의 질문을 던져주었다.
1. 정확한 데이터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2. 감축이 실제로 일어났다는걸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3. 검증은 어떻게 '감축 전략'의 근거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이 질문들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검증과정에서 다뤄지는 자료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있다.
사업장들이 제출하는 배출량 명세서, 활동자료, 배출계수, 그리고 그 데이터를 처리하는 보고서까지.
처음에는 모르는 용어가 가득했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니 온실가스 데이터도 결국 사람의 손을 거쳐야 완성되는 것임을 깨달았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Scope 1,2,3의 구분이었다.
직접 배출, 간접 배출, 그리고 공급망 배출로 이어지는 이 구조는 단지 계산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책임과 감축 전략을 어디까지 확대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프레임이었다.
검증기관은 이 모든 범위를 살펴보며, 데이터의 누락이나 과장을 찾아내고 보완을 요청한다.
이 과정을 통해 실제로 정확한 감축 실적이 형성되고, 이는 다시 국가 감축 목표나 국제 보고의 기반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배워야 할 것이 많다.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법, 업종별 특성과 계산 방식의 차이, 검증 프로세스에서 놓치지 쉬운 부분들..
나와 같은 비슷한 고민을 배우는 동료들과 함께 가기 위해 다음과 같은 작은 프로젝트 주제를 추천한다.
1. 검증기관 인턴십 프로젝트 추천(ESG 관련)
만약 온실가스와 ESG를 연계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프로젝트 주제가 있다.
1) 국제 온실가스 기준 분석 및 비교
- ISO 14064, GHG Protocol, IPCC Guidelines 등 국제 가이드라인 학습
- 국내 검증 제도와 비교하여 차이점 및 ESG 경영 관점에서 시사점 도출
2) 검증 대상 기업의 ESG 현황 분석
- 검증받는 기업의 환경(E) 부문 공시자료(예: 지속가능보고서, 환경정보공개시스템)를 분석
- 온실가스 관리 수준이 ESG 등급 또는 평가지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탐색
3) ESG 공시 대응 실무 참여
- 검증보고서 작성 보조
- 기업의 탄소배출량 산정 자료 검토
- ESG 평가기관에 제출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정리
4) TCFD 또는 K-TCFD 공시 항목별 정합성 점검
- 리스크 및 기회, 전략, 지배구조 등 항목별 이행 상태 분석
- 검증기관 입장에서 실무 적용 가능성과 개선 포인트 제안
2. 검증기관 인턴십 프로젝트 추천(석사 진학 관련)
주인장처럼 석사진학을 생각 중이라면 실무 기반 프로젝트 주제로 다음과 같은 주제를 수행할 수도 있다.
1) 배출권거래제(ETS) 검증자료 기반 기업 감축행동 유형 분석
(실제 검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ETS 참여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감축하고 있는지 분류해보는 연구 시안)
- 연도별 검증자료 또는 제출자료에서 감축방식(공정 개선, 연료 전환, 에너지 절감 등)을 추출
- 업종별/기업별 감축 전략 유형화
- 학술연계: 기후정책 반응 행동 분석/정책 설계의 유인효과 검토
2) 검증보고서를 활용한 탄소정보 불확실성 정량화 연구
(기업 온실가스 산정 보고서에서의 오류 유형을 체계화하고 불확실성 요인을 계량화하는 연구)
- 검증기관의 이력 자료에서 오류 유형 정리(계수 오류, 누락, 시스템 오류 등)
- 오류 빈도와 범위를 기반으로 불확실성 모델링(예: 몬테칼로 시뮬레이션)
(주인장은 통계학과 출신이기 때문에 이런게 재밌다...)
- 학술연계: IPCC의 불확실성 접근법, ISO 14064-3와의 연결, 과학 기반 감축 목표(SBT) 이행의 신뢰성 이슈 분석
3) K-ETS 및 목표관리제 기업의 GHG 감축성과 공시 정보 비교 분석
(검증 대상 기업이 K-ESG, TCFD 등 외부 공시에서 자사의 감축성과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실측 분석)
- 내부 검증자료(실제 감축 수치)와 외부 보고자료(지속가능보고서, 공시서 등)를 비교
- 정보 일관성 및 과장 표현 여부 검토
- 학술 연계성: ESG 공시 신뢰성 연구, 지속가능성 회계 및 기후재무 공시
4) 온실가스 검증이 기업 전략 변화에 미치는 영향 탐색적 연구
(기업이 검증을 반복적으로 받은 이후, 실제로 탄소 감축 전략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추적하는 연구)
- 검증 횟수, 연도, 지적사항 변화 추적
- 해당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수준 또는 전략 변화(예: 재생에너지 전환 등) 비교
- 학술 연계성: 정책 효과성 평가(Effectiveness of MRV), 탄소감축 제도의 진화 및 기업 반응 모델링
3. 추가) 결과물로 남기면 좋을 문서들
- 국제 검증 기준 및 ESG 연계 기준 정리 문서
- 검증 대상 기업의 ESG 연계 보고서 요약 및 시사점 정리
- 온실가스 검증을 ESG 경영 평가/전략 수립에 연결할 수 있는 제언서
실제 실습기관에서 확보 가능한 1차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설계하고, 검증기관의 전문성과 연계된 MRV, 불확실성, 기업 감축행동, 정책 효과성에 주목하여 학술적으로는 기후경제학 및 환경정책, 지속가능회계와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 인턴십동안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인턴십을 시작한 이후,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일은 거창한 선언이나 기술 개발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투명한 보고와 검증,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을 때만이 우리는 '진짜 감축'을 말할 수 있다.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는
- 내가 보고 배운 온실가스 검증의 구조
- 데이터를 다루는 실무자의 관점
- 그리고 감축전략으로 이어지는 분석적 시선을 정리해볼 예정이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기후와 데이터를 잇는 실무의 첫 단추를 이곳에서 꿰고 있다는 사실이 내겐 큰 동기부여가 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다음 글에서 계속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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